포장, 이제는 PPWR 시대로의 변화에 적응할 때이다

관리자
2025-10-27
조회수 104

친환경 포장이라는 용어는 지난 수십 년간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어 왔지만, 그 의미는 모호했고, 국가·기업마다 달리 해석되었다. 국내에서도 200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확산되었으나, 마케팅적 수사에 머무른 경우가 많았 . 단순한 소재 변경이나 재활용 로고 표기만으로도 ‘친환경’을 주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실제 환경성과는 거리가 있는, 이른바 그린워싱(Greenwashing)의 온상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유럽연합(EU)이 추진 중인 포장 및 포장폐기물 규정(PPWR, Packaging and Packaging Waste Regulation)은 이와 같은 모호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PPWR은 기존 지침(Directive)과 달리 규정(Regulation)으로 제정되어 회원국 전역에 동일하게 적용되며, 위반 시 직접적인 법적 제재를 수반한다. 즉, 더 이상 “우리는 친환경을 지향한다”는 선언만으로는 시장 접근이 불가능하다.

명확한 3R 원칙의 제도화

PPWR의 핵심은 감량(Reduction), 재사용(Reuse), 재활용(Recycling)을 명확하게 수치화하고 법제화했다는 점이다.

  • 감량(Reduction) : 불필요한 포장, 과도한 공간비율(빈 공간 비율 ≤50%)을 엄격히 규제하고, ISO 18602 및 EN 13428 기준에 근거하여 포장 최소화 설계를 요구한다.

  • 재사용(Reuse) : 특정 제품군(음료, 물류 포장 등)에 대해 단계적·의무적 재사용 비율을 설정하여, 일회용 중심 구조를 근본적으로 전환한다.

  • 재활용(Recycling) : 단순한 분리 배출이 아닌 실제 재활용 공정에서 고품질 원료로 회수 가능해야 하며, Cyclos-HTP 등 제 3자 기관의 평가 및 검증이 요구된다.

기술 문서와 적합성 선언서의 의무화

PPWR은 단순히 포장재 자체의 물성을 규정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기업은 기술문서(Technical Documentation, TD)와 적합성 선언서(Declaration of Conformity, DoC)를 통해 자사의 포장재가 규정을 준수하고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이 문서들은 수출 시 세관이나 유럽 내 당국이 요청하면 반드시 제출해야 하며, 허위 작성 시 법적 책임이 따른다. 이는 포장재가 더 이상 ‘부자재’가 아니라, 수출 경쟁력과 직결되는 규제 대상임을 의미한다.

국내 기업에 주는 시사점

한국의 다수 기업들은 여전히 포장재를 단순 비용 항목으로 인식하거나, 친환경을 이미지 차원에서 접근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PPWR은 단순한 유럽 규제가 아니라, 글로벌 시장의 기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이미 글로벌 FMCG 기업들은 PPWR 대응을 위해 포장 최소화, 단일 재질화, PCR(Post-Consumer Recycled) 원료 의무 사용 등을 전사적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반면, 국내 기업들은 혅재 PPWR 대응을 위한 준비와 여건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고 현실이다.아

PPWR의 시행은 단순히 유럽 수출을 넘어,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좌우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다. 포장 최소화 설계, 재활용성 평가, 재사용 시스템 구축, 기술 문서 작성 등은 모두 사전 준비와 전문적 컨설팅 없이는 단기간에 대응하기 어렵다. 지금 대응을 미루는 기업은 향후 규제 시행 시 비용 부담, 시장 기회 상실, 브랜드 신뢰 하락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중국, 일본, 미국 등 많은 나라와 경쟁이 되는 비관세 장벽이 될 것이다.

포장 산업은 지금 거대한 전환점 앞에 서 있다. 더 이상 ‘친환경’이라는 추상적 개념은 의미가 없다. PPWR이 요구하는 명확한 기준과 강력한 규제가 곧 지속가능 포장의 새로운 정의가 된다. 국내 기업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지금이야말로 PPWR 시대로의 변화에 적응할 때이며, 이를 선도하는 기업만이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PPWR #지속가능포장 #친환경포장 #포장규제 #포장최소화 #재사용포장 #재활용성 #ESG경영 #순환경제 #포장혁신 #유럽규제 #포장산업 #포장컨설팅 #포장미래 #올패키징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