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식품의 산패·흡습 클레임 관련 소송 결과로 본 PPWR 시대의 제조자 책임과 대응전략

2026-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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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재 공급사의 기술자료와 관리체계가 수출기업에 중요한 이유 


수출 클레임을 받은 기업, 포장재 공급사에 손실을 묻지 못하다


최근  포장재 관련 소송의 1심 판결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식품 기업 A식품은 수출한 제품에서 산패와 흡습 등의 문제가 발생하자, 포장재의 차단성 부족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공급사 B포장에 손해 배상을 청구했다. 해외 고객의 클레임으로 입은 막대한 손실을 포장재 공급사에 묻고자 했던 것이다. 


시험에서는 일부 포장재의 차단성에 문제가 있는 결과가 확인됐다. 그러나 법원은 납품 당시의 하자, 해당 포장재가 사용된 제품, 클레임과 손해 사이의 연결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A식품의 입장에서는 해외 고객의 클레임에 대응하고도, 그 손실을 포장재 공급사로부터 회복하지 못한 셈이다.b3da3cd9ffcfb.png


PPWR 시대에는 규정 부적합도 클레임이 된다


이 판결을 보며 우려되는 것은 유사한 상황이 EU 포장 및 포장폐기물 규정인 PPWR을 통해 국내 수출기 업들에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PPWR은 유해 물질, 재활용성, 재생 원료 함량, 포장 최소화 등 포장의 여러 속성을 규율한다. 각 요건의 적용 시점과 대상에 따라 기업이 입증해야 할 적합성의 범위도 달라진다.


PPWR상 제조자에 해당하는 수출 기업이 적합성을 선언해 공급한 포장이 실제 적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식품이 산패하지 않았더라도 문제가 된다. 유럽 고객에게는 적합하다고 선언한 포장이 부적합한 상태로 공급된 것이기 때문이다. 계약 상 클레임과 거래 중단은 물론, 위반 내용에 따라 시장감시당국의 조치로 이어질 수 있다.


DoC의 서명에는 TD로 뒷받침할 책임이 따른다


적합성 선언서인 DoC는 제조자가 적용 법규에 적합하다는 사실을 자신의 책임으로 선언하는 법적 문서다. 기술 문서인 TD는 그 선언이 어떤 평가와 객관적 증거에 근거하는지를 뒷받침한다. EU가 요구하는 것은 적합성을 확인한 과정과 근거, 그리고 그에 대한 책임 주체를 명확히 하는 체계다. 


따라서 포장재 공급사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는 이유 만으로 제조자가 자신의 적합성 책임을 벗기는 어렵다. 자신이 서명한 선언을 설명하고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 공급사의 시험 자료가 어떤 포장재를 대상으로 하는지, 실제 납품 포장재에도 적용되는지, 원료와 공정이 변경된 이후에도 유효한지까지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공급사의 증거가 없으면 수출 기업의 책임만 남을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책임을 지면서도 포장재 공급사로부터 충분한 자료와 증빙을 확보하지 않는 경우다. 단가와 납기, 외관과 기본적인 품질만 확인하고 원료 구성, 기술적 특성, 시험 결과, 생산 및 변경 이력을 관리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유럽 고객에게는 자신이 선언한 적합성에 대해 책임져야 하지만, 국내 공급사에는 무엇이 잘못됐고 어떤 의무를 위반했는지 입증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고객의 클레임에 대응할 근거도, 공급사의 책임을 물을 근거도 부족한 상황이다. 이번 소송에서 드러난 증거와 관리의 문제가 PPWR 시대에 다른 형태로 반복될 수 있는 것이다.


기술 문서와 적합성 증빙을 포장재 구매 조건으로


이제 수출 기업은 포장재 공급사에 자신이 부담할 책임을 뒷받침할 수준의 기술 자료와 관리 의무를 요구해야 한다. 공급 범위에 맞는 기술 문서와 적합성 확인 자료를 확보하고, 법정 DoC 발행 대상이면 해당 선언서도 받아야 한다. 자료에는 대상 포장재와 적용 기준이 명확해야 하며, 시험 결과는 실제 포장재와 연결돼야 한다.


이는 국내 시장에만 제품을 공급하는 제조 기업에도 필요한 구매 원칙이다. PPWR의 TD와 DoC가 지향하는 증빙과 책임의 체계를 국내 거래에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 포장 사양과 성능, 사용 조건, 자료의 정확성, 변경 통보와 문제 발생 시 협조 의무를 계약에 반영해야 한다. 이러한 요구를 충족할 역량이나 의지가 없는 포장재 공급사라면 공급망 변경도 검토해야 한다.


유럽 고객에게 적합성을 책임지겠다고 서명하는 만큼, 국내 포장재 공급사에도 그 책임을 뒷받침할 증거와 관리를 요구해야 한다. 그 연결이 끊어진 상태에서는 포장재를 공급 받은 기업이 자신이 확인하지 못한 사항까지 책임지게 될 수 있다. 


이것이  PPWR 시대를 준비하는 우리 기업들에 던지는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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