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번 씻어도 지워지지 않는 파프리카 라벨 점착제…이것이 바로 포장의 문제다

올패키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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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붙이는 것만 생각하고, 소비자가 제거하고 먹는 과정은 고려하지 않은 라벨 설계

며칠 전 동내 H 마트에서 파프리카를 구매했다. 제품에 부착된 라벨을 떼어낸 뒤 물로 여러 번 씻었지만, 파프리카 표면에는 라벨 조각과 점착제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손으로 문질러도 쉽게 제거되지 않았고, 오히려 점착제가 넓게 번지면서 표면이 더욱 지저분해졌다.

소비자는 파프리카를 먹기 위해 구매한 것이지, 식품 표면에 남은 라벨과 점착제를 제거하기 위해 구매한 것이 아니다. 사소한 불편처럼 보일 수 있지만, 포장 전문가의 관점에서 보면 이것은 포장의 기본 개념을 놓친 대표적인 사례이다.7f02907130937.png


‘잘 붙는 라벨’이 반드시 좋은 라벨은 아니다

상품에 부착되는 라벨은 유통과 판매 과정에서 떨어지지 않아야 한다. 상품명, 원산지, 가격, 바코드 등의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하려면 일정한 접착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접착력이 강하다는 이유 만으로 좋은 라벨이라고 할 수는 없다. 특히 과일과 채소처럼 소비자가 직접 세척하고 껍질 째 먹을 가능성이 있는 식품에 부착되는 라벨이라면 다음 사항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 유통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떨어지지 않는가
  • 소비자가 제거할 때 식품 표면에서 깨끗하게 떨어지는가
  • 라벨이나 점착제 찌꺼기가 남지 않는가
  • 물로 세척했을 때 점착제가 번지거나 더 달라붙지 않는가
  • 식품과 직접 접촉하는 용도에 적합한 재료와 점착제를 사용했는가
  • 소비자가 라벨 또는 점착제 일부를 모르고 섭취할 가능성은 없는가

라벨은 붙어 있는 동안의 성능 뿐만 아니라, 떼어낸 이후의 상태까지 포함해 설계해야 한다. 잘 붙이는 기술만 있고 깨끗하게 제거되는 기술이 없다면, 그것은 완성된 포장이라고 보기 어렵다.


식품 표면에 남는 점착제를 단순한 불편으로 볼 수 없는 이유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라벨을 제거한 자리에 투명한 점착제와 종이  남아 있다. 여러 번 씻어도 제거되지 않는다면 소비자는 해당 부위를 칼로 도려내거나, 점착제가 남은 상태에서 조리해야 한다.

소비자가 안전성을 확인할 수 없는 물질이 식품 표면에 남아 있고, 일반적인 세척으로도 제거되지 않는다는 사실 자체는 분명한 품질 문제이다. 이는 식품의 위생성과 소비자 신뢰를 떨어뜨리고, 상품의 정상적인 섭취까지 방해한다.


포장은 소비자가 먹는 순간까지 책임지는 기술이다

포장의 역할은 제품을 담고, 운반하고, 판매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소비자가 제품을 개봉하고, 라벨을 제거하고, 세척하고, 실제로 먹거나 사용하는 과정까지 포장 설계의 범위에 포함되어야 한다.

좋은 라벨은 유통 중에는 필요한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소비자가 제거할 때는 깨끗하게 떨어져야 한다. 식품 표면에 부착된다면 안전성과 잔류 가능성도 자료로 확인되어야 한다.

잘 붙이는 것만이 포장 기술은 아니다. 필요할 때 제대로 떨어지고, 소비자에게 불필요한 흔적을 남기지 않는 것까지가 포장 기술이다.

파프리카에 남은 점착제는 작은 흔적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작은 흔적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아직도 포장을 제품 판매를 위한 부속품 정도로만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현장 증거이다. 이제는 라벨 하나도 소비자의 입장에서 설계하고 검증해야 한다. 그것이 포장의 기본이며, 패키징 닥터가 바라보는 올바른 포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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