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미국에서는 ‘Packaging Solutions’를 강조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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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포장재가 아닌 해결책

미국의 포장산업에서 가장 흔히 들을 수 있는 표현 중 하나는 “Packaging Solutions”이다. 여기서 솔루션이라는 단어는 단순히 제품을 의미하지 않는다. 포장재(material)나 포장기계(machine)라는 구체적 물리적 대상이 아니라,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종합적 해법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포장재의 경량화, 물류 효율화, 비용 절감, 브랜드 가치 강화, 그리고 지속가능성 목표 달성까지. 이 모든 요구를 묶어 통합적으로 대응하는 개념이 바로 “패키징 솔루션”이다.


고객 중심의 시장 구조

미국 시장에서 솔루션이라는 표현이 자리잡은 이유는 고객 중심의 시장 구조에 있다. 소비자는 더 이상 포장을 단순히 보호재로만 보지 않는다. 포장은 곧 브랜드 경험이자 환경적 책임의 상징이 된다. 한편 기업은 비용과 생산성, 규제 대응, ESG 목표를 동시에 충족시켜야 하는 복합적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다층적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공급 기업은 단순히 포장재를 공급하는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 컨설팅, 디자인, 엔지니어링, 물류 최적화, 재활용 지원까지 포함한 토털 서비스를 제시해야 한다. 그래서 미국의 기업들은 자신들을 “Packaging Solutions Provider”라고 부른다.


글로벌 리더들이 내세우는 ‘솔루션’ 전략

세계적인 포장기업들은 모두 자사의 정체성을 ‘솔루션’이라는 단어로 설명한다.

• Amcor는 “End-to-End Packaging Solutions”라는 문구로 소재 개발부터 디자인, 공급망까지 아우르는 전략을 강조한다.

• Tetra Pak은 “Integrated Processing & Packaging Solutions”라는 표현으로 충전 설비와 카톤팩을 함께 제공하는 통합 가치를 내세운다.

• West Rock은 종이를 중심으로 한 “Paper & Packaging Solutions”를 통해 지속가능 포장을 전면에 내걸고 있다.

• Sealed Air는 물류 보호와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아우르는 “Protective Packaging Solutions”라는 개념을 강조한다.

이처럼 솔루션이라는 단어는 제품 단위 경쟁에서 벗어나 서비스와 통합가치로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선언이다.


한국 기업에 주는 시사점

한국의 포장 업계는 아직도 “포장재 납품”이나 “기계 판매”라는 표현이 익숙하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단순 납품업체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미국과 유럽의 바이어들은 포장기업이 파트너로서 어떤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지에 더 큰 가치를 둔다.

따라서 한국 기업도 “Packaging Solutions Provider”라는 정체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 소재 개발만이 아니라 재활용 시스템까지 제안하는 기업

• 기계 판매를 넘어서 데이터와 서비스 운영을 지원하는 기업

• 단순 납품을 넘어 고객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주는 기업

이러한 접근이야말로 한국 기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인정받는 길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언어

“Packaging Solutions”라는 표현은 단순한 마케팅 용어가 아니다. 그것은 포장산업이 고객 중심·지속가능성·통합가치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언어다.

앞으로 한국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 용어의 의미를 단순히 번역하는 수준을 넘어, 실질적 솔루션 제공자로서의 변화를 체화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