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포장재에 함유된 유해물질, 새롭고 강력한 규제로 다가 올 것 PPWR에 FCM·BPA·PFAS 규제까지 연결한 화학적 안전성 관리체계 구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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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포장재에 대한 규제의 무게중심이 재질과 재활용성에서 화학적 안전성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최근 EU 포장 및 포장폐기물 규정(PPWR)을 중심으로 재활용 가능성, 재생 원료 사용, 포장 최소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식품과 직접 접촉하는 포장재는 PPWR만 준수한다고 해서 EU 시장에 적합한 포장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식품접촉재료 기본규정인 Regulation (EC) No 1935/2004를 비롯해 플라스틱 식품접촉재료 규정, 우수제조관리기준(GMP), BPA 규정과 PPWR의 PFAS 제한까지 함께 검토해야 한다. 식품 포장재 기업은 일부 유해물질 시험성적서만으로 안전성을 설명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포장재의 원료와 첨가제, 잉크, 접착제, 코팅제는 물론 제조 과정에서 비의도적으로 생성되거나 혼입될 수 있는 물질까지 확인해야 한다.


1만5,159종의 화학물질, 대부분 안전성 자료 부족

스위스의 Food Packaging Forum Foundation 연구진은 최근 식품접촉재료에 사용되거나 존재할 수 있는 화학물질을 개별 물질이 아닌 구조적으로 유사한 물질군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이 분석한 식품접촉화학물질은 모두 1만5,159종이다. 이 가운데 1,222종은 발암성, 생식독성, 내분비계 교란, 특정 장기 독성, 잔류성 또는 생물축적성 등의 특성을 가진 우선관리 물질로 분류됐다. 특히 94종은 식품접촉재료에서 식품으로 이행되는 사실과 인체에서 검출된 사실이 모두 확인돼 가장 높은 우선순위인 Tier 1에 포함됐다.

더 큰 문제는 분석 대상 물질의 약 87%에 대해 충분하고 통일된 유해성 정보가 확보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유해성이 확인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안전한지 판단할 자료 자체가 부족하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화학구조의 유사성을 기준으로 PFAS, 오르토프탈레이트, 유기인계 화합물, 이소시아네이트, 1차 방향족 아민 등을 포함한 38개 우선관리 물질군을 도출했다. 이들 물질군에 포함된 화학물질은 4,222종이며, 그중 약 70%는 충분한 유해성 자료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식품포장재에서 ‘유해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사실과 ‘안전성이 입증됐다’는 사실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는 경고다.


EU BPA 규정, 사용금지 중심으로 강화

EU는 Commission Regulation (EU) 2024/3190을 통해 식품접촉재료와 제품에 BPA를 사용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특정 유해성 분류를 가진 다른 비스페놀과 비스페놀 유도체까지 관리 범위에 포함했다. 적용 대상도 플라스틱에 한정되지 않는다. 바니시와 코팅, 접착제, 고무, 이온교환수지, 실리콘, 인쇄잉크 등 다양한 식품접촉재료가 포함된다.

국내 기업이 특히 주의할 부분은 기존 국내 기준과 새로운 EU 규정의 접근방식이 다르다는 점이다. 국내에서는 식품또는 식품모사용매로 용출되는 BPA를 평가해 왔다면, 새로운 EU 규정은 BPA를 일정 수준까지 허용하는 단순 이행 기준이 아니라 사용 자체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방향이다.


EU 규정에서 제시된 1μg/kg, 즉 1ppb는 일반적인 BPA 허용 이행기준이 아니다. BPA가 사용되지 않았음을 검증하는 분석 방법에 요구되는 검출한계로 이해해야 한다. 따라서 “EU의 BPA 허용기준이 1ppb”라고 단순하게 표현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실제 대응에서는 완성 포장재에 대한 적절한 추출시험 등을 통해 BPA 존재 여부를 확인하고, 시료의 전처리 방법과 시험대상 구성요소, 분석 방법 및 검출한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

이러한 변화는 캔 내부 코팅과 금속뚜껑, 플라스틱 용기뿐 아니라 라면·조미김 포장과 같은 연포장재, 파우치, 접착제 및 인쇄층까지 BPA 관리대상으로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는 의미다.


FCM 적합성은 시험성적서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EU 식품접촉재료 기본규정인 Regulation (EC) No 1935/2004는 정상적이거나 예측 가능한 사용조건에서 포장재의 구성성분이 인체 건강을 위협하거나 식품의 조성, 맛과 냄새를 허용할 수 없는 수준으로 변화시켜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또한 Regulation (EC) No 2023/2006에 따른 GMP는 적합한 원료 선정부터 생산공정, 품질보증과 품질관리까지 문서화하도록 요구한다. 플라스틱 식품접촉재료에는 Regulation (EU) No 10/2011이 추가로 적용되며, 허용물질목록과 특정이행기준, 총이행기준 및 시험조건 등을 준수해야 한다.

그러나 이행시험성적서 한 장이 있다고 해서 적합성이 자동으로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시험에 적용한 식품모사용매와 시간·온도 조건이 실제 식품의 특성, 충전온도, 보관기간, 가열조건을 대표하는지 검토해야 한다. 포장재의 조성정보와 공급망 자료, 이행시험 결과 및 위해평가 근거가 서로 연결돼야 한다.

EU 집행위원회도 플라스틱 식품접촉재료의 적합성선언서(DoC)는 안전성을 뒷받침하는 근거 문서를 기반으로 작성돼야 하며, 해당 자료는 규제기관의 요구에 따라 제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결국 DoC는 단독으로 작성하는 선언서가 아니라 충분한 기술적 다큐멘테이션의 최종 결과물이다.


PPWR 제5조의 PFAS 제한도 직접 적용

PPWR은 폐기물과 재활용만을 다루는 규정이 아니다. 제5조는 포장재에 함유된 우려물질을 규제하며, 2026년 8월 12일부터 일정 기준을 초과한 PFAS가 함유된 식품접촉 포장의 EU 시장 출시를 제한한다.

개별 표적 PFAS는 25ppb, 표적 PFAS 합계는 250ppb, 총유기불소 또는 총불소에 의한 PFAS 판단기준은 50ppm이다. 다만 총불소가 50ppm을 초과하더라도 그 불소가 PFAS가 아닌 다른 물질에서 유래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다면 이를 별도로 판단할 수 있다.

따라서 공급자의 ‘PFAS를 의도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확인서만으로 대응을 끝내서는 안 된다. 원료 뿐 아니라 코팅제, 인쇄잉크, 접착제, 발수·발유제, 공정조제와 재생 원료를 통해 PFAS가 유입될 가능성을 평가해야 한다. 분석결과가 기준을 초과하면 PFAS 이외의 불소계 물질에서 유래했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원료와 성분 정보도 필요하다.


재활용성과 화학적 안전성은 함께 평가해야

PPWR이 요구하는 재생원료 사용 확대는 식품포장재의 화학적 안전성과 새로운 긴장 관계를 만든다. 사용 후 회수된 플라스틱에는 과거 사용된 첨가제, 분해생성물, 잔류 오염물질이나 비의도적 첨가물질(NIAS)이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EU가 재생 플라스틱 식품접촉재료에 Regulation (EU) 2022/1616을 별도로 적용하는 이유도 이러한 오염 가능성 때문이다. 재생 원료를 식품포장재에 사용하려면 원료의 출처와 추적성, 수거·선별 과정, 세척과 탈오염 공정, 잔류 첨가제와 오염물질, NIAS 및 최종 포장재의 이행 가능성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

재생 원료 함량만 높이고 화학적 안전성을 확인하지 않는다면 유해하거나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물질을 계속 순환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것과 식품접촉 용도로 안전하다는 것은 서로 다른 적합성 문제다.


공급망 전체를 연결하는 다큐멘테이션 필요

완성된 식품포장재에는 원료수지만 존재하지 않는다. 필름, 용기, 캔, 종이, 유리 등의 기재에 첨가제, 안료, 인쇄잉크, 접착제, 코팅제, 안정제와 촉매가 결합한다. 생산과정에서는 원료의 불순물, 열과 빛에 의한 분해생성물, 성분 간반응생성물, 잉크와 접착제의 잔류물질, 설비와 재생원료에서 유입된 오염물질 등 NIAS도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식품포장재의 화학적 안전성을 입증하려면 포장 구성요소 별 재질과 성분, 의도적으로 사용한 물질과 용도, CAS 번호, 적용 규제와 제한조건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여기에 NIAS 발생 가능성, 실제 사용조건에 따른 이행시험, 위해평가, 공급자 DoC와 근거자료, 변경관리 및 배치 추적정보가 연결돼야 한다.

이러한 자료가 하나의 기술문서 체계로 관리되지 않는다면 완성 포장재의 안전성을 객관적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식품포장재의 안전성은 몇 장의 시험 성적서로 완성되지 않는다. 포장재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와 성분을 확인하고, 공급망 정보와 시험 결과, 실제 사용조건, 위해평가 및 적합성 판단을 하나의 다큐멘테이션으로 연결해야 한다.

PPWR에 따른 재활용성과 재생원료, 포장 최소화 평가에 FCM의 식품 안전성, BPA와 PFAS 규제, GMP와 공급망 추적성을 함께 적용해야 비로소 완전한 대응이 가능하다.

PPWR만 검토하고 FCM을 놓치거나, BPA 시험만 하고 유사 비스페놀계 물질을 확인하지 않거나, PFAS 불사용 확인서만 받고 실제 함유 가능성을 평가하지 않는다면 적극적인 대응이라고 할 수 없다.

식품포장재에 함유된 유해물질 관리는 문제가 발생한 뒤 시험하는 사후 대응의 영역이 아니다. 원료 선정에서 포장 설계와 생산, 시험과 적합성평가, DoC 작성, 시장 출시 이후의 변경관리까지 이어지는 사전 예방체계가 필요하다.

식품을 보호해야 할 포장이 오히려 소비자의 건강을 위협해서는 안 된다. 앞으로 식품포장재의 경쟁력은 재활용성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화학물질까지 얼마나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증명할 수 있는가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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