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기술 규제 논의, 그러나 비껴간 핵심 ‘PPWR’

2025-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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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규제 강화에 쏠린 관심

최근 국내에서 열린 ‘유럽 중심 글로벌 기술 규제 대응 포럼’에서는 EU가 강화하는 기술 규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전기·전자, 기계, 화학 산업 관계자들이 모여 화학물질 제한, 디지털 정보 요구, 인증 절차 간소화 등 구체적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미지: YTN 화면캡처>

부재한 PPWR 논의

그러나 포럼에서는 포장재에 대한 논의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기술규제가 산업 경쟁력의 문제로 심각하게 인식되는 반면, 포장재 규제는 여전히 부차적 이슈로 다뤄진 것이다. 이는 포장을 제품을 보호하는 부자재로 보는 기존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EU가 추진하는 PPWR(포장 및 포장폐기물 규제)은 단순한 부속 규제가 아니다

PPWR의 본질: 포장재의 ‘제품화’

유럽연합이 2026년 8월부터 본격 시행할 예정인 PPWR(포장 및 포장 폐기물 규제)의 핵심은 포장재를 제품과 동일한 규제 대상으로 본다는 점이다. 모든 포장재는 최소화, 재활용성, 재사용성, 재생원료 비율 등 명확한 기준을 충족해야 하며, 이를 입증하기 위해 적합성 선언서(DoC)와 기술 문서 작성이 의무화 된다. 이는 포장이 단순한 보조재가 아니라, 제품의 품질과 지속 가능성을 결정하는 독립적 요소로 격상된 것을 의미한다.

산업계가 놓치고 있는 부분

국내 언론과 기업은 기술 규제의 부담을 강조하지만, 포장재 규제에 대해서는 인식과 대비가 여전히 부족하다. 기술 규제와 포장 규제는 동일한 흐름 속에 존재하며, 특히 PPWR은 모든 수출 제품의 ‘포장’까지 규제 범위로 확장하고 있다. 이는 제품을 만드는 것 만큼이나 포장을 어떻게 설계하고 관리하는지가 시장 진입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겠다는 것이 바로 'PPWR'이다.

앞으로의 과제

PPWR은 단순한 친환경 권고가 아닌, 시장 접근을 좌우하는 규제 체계다. 국내 기업들은 포장재를 비용 항목으로만 보는 인식을 버리고, 독립적인 규제 대상 제품으로 정의해야 한다.

<기자의 눈>

이번에 열린 ‘EU 기술 규제 대응 포럼’은 국내 산업계가 글로벌 규제 환경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기·전자·화학 분야 기업들이 참여해 화학물질 제한, 디지털 정보 요구, 인증 절차 간소화 등을 논의한 것은 의미 있는 진전이다. 그러나 한 가지 중요한 공백이 있다. 포장재 규제, 곧 PPWR의 본질적 변화는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PPWR은 단순한 친환경 권고가 아니라, 포장재를 제품과 동일한 규제 대상으로 끌어올린 첫 번째 사례다. 2026년부터 모든 포장재는 적합성 선언서와 기술 문서를 갖추어야 하며, 최소화·재활용성·재사용성 같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시장에 진입할 수 없다. 포장재는 이제 ‘제품을 담는 껍데기’가 아니라 제품의 일부이자 독립된 규제 대상이다.

하지만 이번 포럼은 기술 규제를 산업 경쟁력의 문제로만 바라보고, 포장재 규제를 여전히 부차적인 영역으로 치부했다. 기업들이 ‘글로벌 무역의 장벽’으로만 기술 규제를 이야기하는 동안, 정작 시장 진입을 좌우할 PPWR의 본질은 묻혀버렸다. 이 간극은 국내 기업들의 현실 인식이 여전히 출발선에 머물러 있음을 드러낸다.

기자의 눈으로 보건대, 이 상황은 답답하다. 기술규 제는 심각한데, 포장재 규제는 아직 남의 일처럼 여겨지는 국내 시각이 안타깝다. PPWR은 포장재의 ‘제품화 선언’이다. 국내 기업들이 이 본질을 직시하지 않는다면, 가까운 미래에 수출 현장에서 더 큰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다.

중국도 일본 기업들은 PPWR 대응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도 PPWR도 개념도 모르고 남의 일처럼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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